나는 고양이를 너무너무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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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대소년의 일상 서고/길거리 동물 모음집

나는 고양이를 너무너무 좋아한다.

동도 헬스장에서 하며 조금씩이지만 몸을 만들어가던 도중, 예기치 못한 코로나의 등장으로 인해 반강제적으로 쉬게 되면서 다시 예전처럼 흐물거리는 물렁살 몸매로 돌아가고 있는 와중에 이렇게 계속 쉬면 죽도 밥도 안될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헬스장 못간다고 당장 죽는 것도 아니고, 맨몸운동이라던지 철봉이나 그 외에도 여러가지가 있지 않겠는가? 헬스장에 가는 것 보다야 효과가 줄긴 하겠지만 아무것도 안하고 있는 것보다야 백배, 천배는 나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자마자 오늘의 할 일을 대충 끝내놓고서 바로 밖으로 달려나가 철봉을 열심히 조지고 나서 집으로 귀가하던 도중이었다. 내가 그 녀석들을 만난 것은.



집 근처에서 왠 새침해보이는 고양이가 한 마리 보이는게 아닌가? 평소 내가 사는 동네에는 고양이들이 몇 번 출몰한 적이 있기는 하지만 이렇게 백주대낮에 대놓고 모습을 보이는 고양이는 참으로 오랜만이었다. 그만큼 밖에 안 돌아다니기도 했지만..



뭐, 어쨌든 난 동물이라면 사족을 못쓰는 스타일이었던지라 가던 발걸음을 멈추고 고양이에게서 조금 떨어진 거리에 앉아 녀석을 열심히 불러보기 시작했다. 


"야옹아~ 우쭈쭈쭈 이리 와 봐!"


애타게 고양이를 불러보지만 이쪽은 쳐다도 보지도 않고 지 손을 열심히 핥고 있다. 얼씨구, 이제는 하품까지 하며 아예 몸까지 돌려버리고 말았다. 이대로 포기할 수는 없는 노릇, 사나이로 태어나 칼을 뽑았으면 적어도 썩은 무라도 베어야하지 않겠는가. 이제는 손도 열심히 써가며 녀석의 환심을 돌려보려고 애를 쓰기 시작했다. 그 때 어디선가 시선이 느껴졌다. 그것도 다수의 시선이었다. 뭐지? 하고 고개를 살짝 돌려 시선이 느껴지는 곳을 향했고... 거기에는 노다지가 있었다.





이 정도면 노다지도 보통 노다지가 아니다. 특급 노다지다!! 심마니가 산에서 산삼을 발견했을 때의 심정을 지금은 알 것 같았다. 멀찍이 떨어져 앉아있는 고양이와 이 고양이의 어미로 보이는 녀석, 그리고 그 자녀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어디에 숨어 있었던 건지 내가 집에 가던 길에는 전혀 보이지 않았던 녀석들인데...그런 것이 크게 중요한 건 아니지. 사랑스러운 감정을 다 숨기지 못해 웃음이 터져 나오는 것을 간신히 억누르고 이 고양이 식구들을 다시 열심히 부르기 시작했다. 


다행히도 그런 내 노력(?)이 헛되지는 않았던 것인지, 저 중에서 새끼 한 마리와 어미 고양이가 내게 다가와서 몸을 비벼댔다. 너무도 기뻤던 나머지 사진을 찍으려고 했지만 그 잠깐 사이에 다시 도망가버린 지라 사진을 찍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나름 만족할만한 수확을 거두었던 것 같은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