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분노의 산스장 체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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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대소년의 일상 서고/잡담 모음집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분노의 산스장 체험기

취미로 요새 코로나로 한창 몸살을 앓고 있는 대한민국, 신천지로 인해 들끓던 코로나 확진자들.

점차 잠잠해진다 싶더니 이번엔 또 다른 문제가 생겼다. 교회에서 확진자가 대량으로 나오는 것이다.

그 중심에는 다름 아닌 전광훈 목사와 그 교회, 그리고 집회에 나갔던 사람들이었다. 이들로 인해 코로나가 2차 웨이브가 시작된 것이다.


대학생이지만 책상에만 앉아 있는다고 당장 취업이 되는 것도 아니기에, 건강한 육체에는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고 하던가. 그러한 생각으로 최근에 헬스를 시작해서 점차 몸이 좋아지는 것이 느껴지고 있었던 탓에 운동에 재미를 붙여나가고 있던 도중 뜻하지 않게 저들로 인해 헬스장이 몇주 동안 휴관을 한다는 청천벽력같은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멘탈이 붕괴되어 아무것도 할 수 없을 지경이 되어버린 와중에 불현듯 머리를 스쳐 지나가는 하나의 생각. 


'그러고보니 집에서 좀 떨어진 곳에 산스장이 하나 있다고 들었는데?'


그저 지나가는 사념 중 하나였을 뿐이지만 곧바로 행동에 나섰다. 스마트폰으로 부랴부랴 검색을 하다보니 나온 것은 성포동에 위치한 노적봉이라는 산에 야외 헬스장이 존재한다는 것! 운동과 아르바이트, 공부 외에는 밖에 잘 돌아다니지 않는 성격이지만 이번만큼은 어쩔 수 없었다..더 이상의 근손실을 만들어낼 수는 없었기 때문에...










그렇게 해서 대충 짐을 싸고 바로 집 밖으로 뛰쳐나왔다. 산을 타야하기 때문에 들고가는 것은 최대한 적게 가져가도록 했다. 그저 핸드폰과 버스카드, 그리고 마실 음료수 정도일까. 아! 물론 마스크도 잊지 않았다. 위험한 시국에 마스크도 안 쓰고 밖을 돌아다니면 나도 물론이거니와 타인에게도 큰 피해를 줄 수 있으니 마스크 착용은 우선 중의 최우선이다.




근처 버스 정류장에서 기다리다 버스를 탑승하고 즐거운 마음 반, 초조한 마음 반으로 창 밖의 풍경을 바라보며 내가 내려야할 정거장을 생각하고 있다보니 바깥의 풍경은 거의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대충 버스를 타고 20-30분 정도 가야 내가 내릴 곳이 나오기 때문에 머리 속에 그 생각만을 하며 대충 바깥을 보며 시간을 죽였다. 



그리고 대망의 시간이 흘러 내가 내려야할 정류장에 도착했고 난 서둘러 버스에 내려 목적지인 노적봉을 향해 빠른 걸음으로 걸어갔다. 정류장에 내린다고 바로 근처에 있는 것이 아니라서 조금 걸어야만 했다. 귀찮긴 했지만 운동이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노적봉 입구 앞에 도착해서 주변을 바라보니 근처 체육관 비스무리 한 것이 있었는데 이 곳 뒤편에는 시민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농구장이 있었다. 하지만 사진에서 보듯이 코로나로 인해 사람들의 접근을 허용하지 않게 바뀌어 있어 조금은 살벌한 분위기를 내포하는 것만 같았다. 이 모습을 큰 감흥없이 보고 있긴 했었지만 한편으로는 노적봉에 있는 산스장도 똑같지는 않겠지..? 라는 걱정 역시 마음 속에 스멀스멀 올라오고 있었다.



고민을 뒤로한 채 무작정 산을 올랐다. 남자라면 걱정만 하며 시간을 죽이느니 일단 행동으로 보이는 것이 훨씬 나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변수들이 생겨나고 말았으니..첫째로는 이 노적봉의 경사요, 둘째는 사람들이었다. 

노적봉의 등산로는 경사진 곳이 많았기 때문에 생각했던 것보다 길은 험난했고 또 정오를 막 넘긴 시간에 갔던 탓 때문이었을까? 사람들 역시 내가 생각하던 것보다 훨씬 많았다. 주말에 움직였던 이유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해도 코로나 때문에 밖에 돌아다니기도 걱정되는 상황에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이 산을 돌아다니다니..

 

다들 계속된 코로나의 거리두기로 인해 지쳤던 탓으로 생각됐다. 나 역시 집안에만 계속 있으라고 하면 아무리 집돌이인 나라도 답답하긴 하니, 다른 사람들이야 오죽했을까. 




중간 지점 즈음에 와서 노적봉의 안내도가 보이길래 서둘러 달려가서 사진을 찍었다. 내가 잘 아는 장소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안내도는 정말 크나 큰 도움이 된다! 안내도를 자세히 보니 산스장으로 추정되는 야외체력단련장이 보이고 있었다. 내가 있는 곳과 거리가 좀 되었지만 못 갈 정도는 아니었다. 적어도 여기까지 온 이상 최소 2시간은 헬스를 조지지 않으면 안되었다.



그렇게 의지를 다져가며 힘든 것도 모르고 등산로를 계속해서 걸어가다보니 어느덧 내가 예상한 시간보다 목적지가 더 빨리 도착할 수 있었다. 우리의 목적지가 눈 앞에 보이고 있다. 산스장이다!












허허허......정말 고생해서 여기까지 왔는데..문이 닫혀있다..아니 들어갈 수는 있는데...들어가면 안된다.. 주변을 보니 나와 같은 생각으로 여기에 도달한 학생들이 많아 보였다. 다들 허망한 표정이다. 뭐, 당연하겠지. 나도 어이가 없었고 화도 났고, 무엇보다도 허망했다. 


언제 또 산을 내려가서 집에 간다냐..




터덜터덜 지친 발걸음으로 집을 향해 걸어가다 근처 미술관을 발견했다. 아무런 소득 없이 돌아가는 것이 무척이나 억울해서 뭔가 포스가 느껴지는 조각상이나 한 장 찍고 돌아가자는 마음에 마지막으로 사진을 찰칵. 망설임 없이 사진을 찍고는 다시 멈췄던 발걸음을 재촉했다.


나 같은 헬스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헬스장이 닫았기 때문에 산스장에 눈을 돌리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 생각된다. 노적봉 산스장처럼 닫은 곳도 있을 것이고 어쩌면 아직 열린 곳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안산에 살고있는 사람들이 있다면 혹, 나와 같은 실수를 범하지 않도록 이렇게 글을 써서 헛걸음을 하지 않게 글을 남긴다.


서둘러 코로나가 끝나고 다시 헬스장이 개장했으면 좋겠다. 제발~~